“예능에 진짜 마지막이 있을까?”―5월 8일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장의 첫 질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카메라 셔터음이 쉴 새 없이 터지는 가운데, 기안84는 “이번이 가장 힘든 여행이었고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단호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태계일주4’의 무대는 해발 4,000m 이상을 훌쩍 넘나드는 티베트 고원의 ‘차마고도’.
실크로드 못지않게 전설이 켜켜이 쌓인 이 길은, 고대 중국 윈난성과 티베트를 잇던 마흔아홉 개 험준한 고개로 악명 높다. 과연 ‘예능 사선(死線)’이라 불리는 차마고도에서, 네 남자가 어떤 인간 드라마를 써 내려갔을까.
시즌1~3을 단숨에 훑다: 왜 “태계일주”는 살아남았는가?
첫 시즌, 남아프리카의 노마드 캠프에서 울던 기안84의 눈물을 기억하는가. 두 번째 시즌, 아마존 밀림에서 모기떼에 시달리며 “이게 방송이냐 노동이냐”를 외치던 장면도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시즌, 북극권에서 얼어붙은 카약 위에 앉아 “나 미쳤나 봐”라고 한탄하던 빠니보틀까지. 매번 “가장 힘들었다”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시즌4를 기다리는 팬덤은 더 커졌다.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어디에도 없던’ 난이도. 단순한 여행 리얼리티가 아닌, 생존과 도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포맷이다. 둘째, 캐릭터 서사. 웹툰 작가 출신이자 ‘MZ 대표 자취러’로 통하는 기안84, 군필 예능 치트키 덱스, 여행 전문 유튜버 빠니보틀, 그리고 생활 연기 끝판왕 이시언이 빚어내는 ‘이질적 케미’가 매 시즌 시청자 몰입을 이끌어냈다. 셋째, ‘리얼’ 그 이상의 리얼. 드론 한 대 없이 휴대용 액션캠에 모든 걸 맡긴 촬영 방식이 거칠지만 진짜 같은 현장감을 안겨줬다.
“이번엔 정말 쓰러졌다”… 고산증, 탈진, 그리고 30일의 후유증
“평균 2주 앓아눕던 게 이번엔 거의 한 달 갔어요.” 제작발표회에서 기안84가 꺼낸 의외의 고백은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차마고도의 최고 해발고도는 4,900m, 산소 포화도가 60%대로 떨어지는 구간도 있다. 빠니보틀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까지 맞아가며 체중 10kg을 감량했지만, ‘운동파’ 덱스와 ‘비운동파’ 본인의 체력차가 확 느껴졌다”고 말했다.
고산지대에서의 촬영은 안전팀, 의무팀, 로컬 가이드를 모두 합쳐 하루 식비만 300만 원이 넘는 ‘초고가’였다.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픽픽 울리고, 수액 투혼이 이어진 현장. 그러나 이들은 “힘들수록 화면이 더 재밌어진다”는 데 뜻을 모았다.
덱스 vs. 이시언, 예능 체력왕은 누구?
지난 시즌 ‘해상 생존’ 편에서 극한의 추위를 버텨낸 덱스는 이번에도 ‘맨몸 히어로’로 등판했다. 평소 크로스핏·복싱으로 다져진 근력 덕에 20kg 카메라 장비를 메고도 해발 4,500m 고개를 선두에서 돌파했다고.
반면, “운동이라고는 뒷목 스트레칭뿐”이라던 이시언은 두터운 근육 대신 넉살과 예능 센스로 체력 격차를 메웠다. 두 사람이 장염과 고산병을 번갈아 겪으며 만들어낸 ‘웃픈’ 브로맨스는 예고편만으로도 이미 화제. 빠니보틀은 이 과정을 “운동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게 해준 교과서”라 표현했다.
스핀오프 ‘음악일주’ 참패가 남긴 것: 실험정신과 반성문
‘태계일주’ 브랜드에는 실패 기록도 존재한다. OST 창작기를 콘셉트로 한 스핀오프 ‘음악일주’는 낮은 조회수와 혹평으로 조기 잔혹사를 맛봐야 했다. 기안84는 “여행이 습관이 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며, 시청자를 깨우는 변수로서 ‘실패 실험’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일주’의 부진을 발판 삼아, 시즌4 기획안에는 ‘위험을 감수하되 확실히 보여주자’라는 내부 원칙이 새겨졌다. 결과적으로 ‘차마고도’라는 초강수는 그 반성문 위에서 탄생한 셈이다.
“이왕이면 대상까지!” — 기안84의 목표 & 제작진의 여지
“이번 시즌으로 뭔가 상이라도 받으면 좋겠다”는 기안84의 ‘시상식 야망’은 농담처럼 보이지만, 뼛속엔 진심이 스민다. 이미 콘텐츠 대전이 치열한 2025년 예능 시장에서, ‘태계일주’ 시리즈는 신선도에서만큼은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냈다.
김지우 PD는 “시즌2도, 시즌3도 마지막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돌아왔다”며 “촬영이 끝난 회식 자리에서 ‘우린 계속 떠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즉, 기안84가 아무리 ‘마지막’을 외쳐도 시스템이 멈추지 않는 한 다음 시즌은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방송 일정·플랫폼·VOD 정보 한눈에 보기
구 분 | 내 용 |
본방송 | 2025년 5월 11일(일) 첫 방송, 매주 일요일 21:10 MBC 편성 |
OTT/VOD | 네이버 NOW, 웨이브(Wavve) 다음 날 0시 공개 |
유튜브 채널 | ‘태계일주 베이스캠프’ — 티저·비하인드·미공개분 순차 업로드 |
공식 해시태그 | #태계일주4 #차마고도 #기안84 #덱스 #빠니보틀 #이시언 |
검색 트렌드로 보는 “태계일주4” 흥행 잠재력
네이버 데이터랩 기준, ‘차마고도’ 검색량은 제작발표회 직후 일주일 사이 780% 급등했다. ‘태계일주+시즌4’ 키워드는 검색량 절대값이 아직 크지 않지만, 동일 기간 대비 520% 성장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예능 사전 검색량이 실시간 시청률과 정비례하지는 않으나, ‘사전 관심도→본방 유입→클립 회전율’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하는 건 분명하다. MBC는 이 흐름을 잡기 위해 ▲유튜브 쇼츠 30초 하이라이트 ▲인스타그램 릴스용 ‘고산증 짤’ ▲카카오페이지 웹툰 콜라보 등 멀티 플랫폼 전략을 병행할 예정이다.
맺음말 — 차마고도보다 높은 기대, 그리고 ‘마지막’이 주는 설렘
‘태계일주4’는 거대한 산맥을 넘어, “여행 예능의 종언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새로운 답을 던진다. 기안84의 눈물 어린 “이번이 마지막” 선언이 진짜일지, 아니면 시즌5를 위한 ‘떡밥’일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차마고도에서 벌어진 네 남자의 ‘리얼 몸부림’이 우리 일요일 밤을 다시 TV 앞으로 끌어당길 것이라는 사실이다. 예능에 허기진 당신이라면, 산소가 희박한 그곳에서 터진 절규와 웃음, 그리고 눈물이 섞인 고산(苦山) 드라마를 놓치지 말자.
“힘들수록 재미있다. 그리고 예능은 결국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다.”
― 기안84, 2025년 5월 8일 제작발표회에서
본 글이 ‘태계일주4’를 향한 호기심이라는 불씨에 산소처럼 작용하길 바란다. 오는 11일 밤, 차마고도의 별빛 아래서 다시 만나자.
'Me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절한 선주씨 112화 시청 리뷰 (0) | 2025.05.10 |
---|---|
어버이날, 임영웅이 전한 깊은 팬사랑 — ‘영웅시대’와 함께 써 내려가는 천국보다 아름다운 이야기 (2) | 2025.05.09 |
첫 미국 출신 ‘레오 14세’ 교황 즉위 (2) | 2025.05.09 |
여왕의 집 9회 시청 리뷰 (0) | 2025.05.09 |
대운을 잡아라 19회 시청 리뷰 (0) | 2025.05.09 |